너는 배신자 [맥스 레코딩 김도현 작곡 김도현 작사 ]

 

https://youtu.be/jx9V0KQQbjA?si=6bmaNXqtRyGtbR2r

 

누군가는 인생을 바람에 비유한다. 바람은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불어오고, 그 바람에 휘청일 때면 삶의 중심도 함께 흔들리게 마련이다.

믿고 있었던 사람이 등을 돌리는 순간, 그동안 내가 지켜온 모든 것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내가 도와준 사람이 내게서 등을 돌리고, 고마움보다는 침묵을, 함께한 기억보다는 외면을 남겼을 때—그때 느끼는 배신감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그 사람이 힘들던 시절, 곁에 있었던 게 나였다는 사실이 잊혀지는 순간, 인간관계의 허망함이 쓰디쓴 뒷맛처럼 남는다.

 

한순간에 무너지는 감정, 모든 걸 다 잃은 것 같은 고독.

세상마저 날 외면하는 것 같던 그날, 나는 혼자 남겨진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쉽게 무너질 수는 없었다.

 

바람이 아무리 거세게 불어와도, 나는 쓰러지지 않았다. 흔들릴 수는 있어도 꺾이지 않았고, 무너지는 듯했지만 끝은 아니었다.

고요하게, 아주 조용하게, 나는 다시 일어섰다.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누구의 도움도 없이.

 

그게 바로 나의 방식이었다.

 

기댈 사람 하나 없던 그 시절, 나는 결국 나 자신을 믿기로 했다. 세상이 다 등을 돌려도, 단 한 사람—바로 나 자신만큼은 포기하지 않기로.

슬픔이 깊어질수록, 고통이 짙어질수록 내 안에서 뭔가가 조금씩 자라났다.

눈물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불씨처럼, 꺾이지 않는 의지가 조용히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다시 선 나.

 

나는 거창한 복수를 꿈꾸지도 않았다.

누구를 원망하며 살아가고 싶지도 않았다.

다만, 나답게 살아가기로 했다.

누구보다 담담하게, 조용히, 단단하게.

 

흔들려도 쓰러지지 않는다는 건, 어쩌면 가장 강한 사람이 되는 방식일지 모른다.

무너져도 끝이 아니라는 걸 아는 사람은, 어떤 순간에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누군가는 소리 높여 자신의 아픔을 이야기하겠지만, 나는 그 모든 걸 묵묵히 이겨내는 쪽을 택했다.

 

지금도 그렇다. 오늘도 나는 멈추지 않는다.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고, 상황에 지지 않으며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길을 걸어간다.

 

살다 보면 또다시 흔들릴 수도 있다.

믿었던 사람이 등을 돌릴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한 상처를 마주할 수도 있다.

하지만 괜찮다.

나는 이미 안다. 그 어떤 바람에도 꺾이지 않는 방법을.

그리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오늘도 나는 그렇게 걷는다.

고요하지만 단단하게.

묵묵하지만 강하게.

그리고 끝내, 나답게.